다락방의 미친 여자
빅토리아시대 여성 문학에 나타나는 여성 작가들의 정치적 반항성을 엿보는 인문서『다락방의 미친 여자』.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이나 조지 엘리엇의 대중적인 소설에서부터 샤롯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의 반항적인 소설에 이르기까지 여성 작가 자신의 불안과 분노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는 미친 분신을 만난다. 이 속에서 19세기 여성작가들의 급진적 열망을 읽어 낸다. 여성 문학에 나타나는 미친 여자는 남성 문학에서처럼 단순히 여주인공에 대한 적대자나 들러리가 아니다. 오히려 미친 여자는 어떤 의미에서 작가의 분신이며, 작가 자신의 불안과 분노의 이미지다. 저자는 여성 작가들이 표면적인 텍스트 아래 감춰 둔 하부 텍스트의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숨겨진 이야기의 주인공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제인에어〉의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 같은 반항적 충동을 지닌 괴물들이다. 이 괴물들은 가부장적 사회의 억압을 수용할 수도, 완전히 거부할 수 없었던 여성 작가들이 자신들의 상반된 욕망을 극화하는 방식으로 채택한 문학적 장치였으며, 스스로 파편화되었다고 느끼는 여성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 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성 이데올로기와 남성 중심적인 문학적 풍토 아래서 여성 작가들은 자신의 실질적인 모습과 강요되는 모습 사이에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갖게 된 분열된 자아에 대한 인식이 그들의 작품 속에서 ‘괴물’ 혹은 ‘미친 여자’로 나타난다.
- 저자
- 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
- 출판
- 이후
- 출판일
- 2009.11.20